목록전체 글 (29)
풀장
달력은 봄을, 낮의 햇살은 여름을 가리키지만, 건물 밖의 저녁은 여전히 겨울에 머무르는지 서늘함이 느껴졌다. 아침과 비슷하게 부산스러운 풍경을 바라보며 옷을 더욱 여며본다. 주변의 사람들과 비교해 두툼한 외투를 걸쳤음에도 추위를 타는 몸이 이젠 너무 당연함에도 불편함이 느껴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그렇다고 속으로 불평을 해도 변하는 것은 없기에, 발을 움직이는 속도를 높였다. 운이 좋았다. 때마침 정류장에 들어오는 버스에 올라타 빈자리에 앉았다. 온종일 앉아있었음에도 피곤한 몸에 졸음이 몰려와 작게 하품이 나왔다. 손으로 입을 가리고 창에 머리를 기댔다. 차가움이 머리를 아프게 울리자 점점 정신이 맑아진다. 사람들이 타고, 내리고, 다시 혼잡해지고. 남은 정류장의 수를 세어보다 주머니에서 느껴지는 진..
[2018.03.12 작성] [2021.08.16 1차 추가 및 수정] [년도]-[사건] [1790. 00. 00] 아르메리아 피셔 출생 [1792. 00. 00] 아르마다 피셔 출생 [1793. 03. 15] 벨레로폰 노트 출생 [1795. 08. 04] 아리스티드 피셔 출생 [1798. 09. 05] 레이크 출생 [1799. 12. 31] 커비 키슬러 출생 [1800. 00. 00] 해적들의 크로아나 부두 습격, 칼미아 노트 사망 [1804. 00. 00] 드레드 노트 중령 해적소탕 중 사망. 벨레로폰 노트, 네이비 피셔로 피셔가 입양 [1807. 00. 00] 아르마다 피셔 가출 [1810. 00. 00] 네이비 피셔 입대 [1812. 00. 00] 아리스티드 피셔 입대 및 첫 결혼 [1814. 0..
화려한 번화가의 뒤편, 붉은 등이 넘실거리는 거리. 그 길에서도 깊숙이 위치해 귀족의 저택을 흉내 내듯, 근처의 가게에 비교해선 화려한 모양새를 갖춘 건물의 안. 안내인의 뒤를 따라 걸으면 문 틈새로 간간이 여인의, 이따금 사내의 신음이 울리는 복도를 지나 계단을 오르고, 또 올라 도달한 고급스럽게 꾸며진 통로에서도 내부에 위치한 문. 빛바램 없이 관리된 금속의 손잡이를 당기면 보이는 붉은색의 내부에서도 유난히 화려한 침대. 그 휘장 너머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고귀하며, 기품 있고, 내가 평생 속죄해야 할 이가 있다. 내부에 들어서 안내원에게 손짓하고, 무겁게 닫히는 문을 뒤로한 채 눈앞의 실루엣에 깊게 고개를 숙였다. "고개 들어요." 조금 쉬어버린 목소리는 오늘도 우아하며, 어리석은 마리오네트..